사막이 낮에는 펄펄 끓고 밤에는 뼈 시리게 추운 이유가 무엇일까?

사막 사진을 볼 때마다 모래의 비열과 수증기 때문에 낮과 밤 기온 차이가 그렇게 크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낮에는 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운데 해가 지면 갑자기 옷이 필요할 만큼 추워진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안 됐었다. 그 이유를 알고 나니 사막이 더 극단적으로 느껴졌다.

모래의 비열과 수증기가 만드는 극단적인 일교차

사막의 지면은 대부분 모래로 덮여 있다. 모래는 비열이 물보다 훨씬 낮다. 같은 양의 열을 받아도 온도가 금방 올라가고, 열을 잃으면 금방 식는다. 모래의 비열과 수증기 부족이 합쳐지면서 낮에는 지면이 빠르게 달아오르고 밤에는 빠르게 차가워진다. 예전에 사막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저렇게 뜨거웠던 곳이 밤에는 정말 춥나” 하고 의어본 적이 있다. 실제로 일교차가 40도 넘게 벌어지는 곳이 흔하다고 한다.


사막-온도



비열이 낮은 모래가 열을 붙잡지 못하는 이유

비열은 물질 1kg의 온도를 1도 올리는 데 필요한 열량이다. 물은 비열이 커서 천천히 데워지고 천천히 식지만, 모래는 그 값이 물의 5분의 1 수준이다. 낮에 태양열이 쏟아지면 모래 알갱이가 순식간에 뜨거워지고, 그 열을 바로 공기 중으로 내보낸다. 그래서 사막 공기는 낮에 급격히 달아오른다. 모래의 비열과 수증기가 거의 없는 환경이 맞물려서 열을 저장할 곳이 없다. 해가 지면 쌓였던 열이 순식간에 빠져나가 기온이 급락한다.

수증기가 없는 대기가 열을 가두지 못하는 과정

공기 중의 수증기는 일종의 담요 역할을 한다. 낮에 받은 열이 우주로 달아나지 못하게 붙잡아 두는 온실 효과가 있다. 사막은 강수량이 적고 습도가 극도로 낮아서 이 수증기가 거의 없다. 모래의 비열과 수증기 부재가 겹치면서 밤에 열이 아무런 방해 없이 우주로 방출된다. 구름도 거의 없어서 열 방출을 막을 장애물이 없다. 습한 지역에서는 밤에도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수증기 담요 때문이다.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세계가 되는 순간

낮에는 태양 복사열이 모래에 직접 닿아 표면 온도가 70도 가까이 올라가기도 한다. 그 열이 공기를 데워서 체감 온도가 더 높게 느껴진다. 해가 지면 열원이 사라지고, 모래가 빠르게 식으면서 주변 공기까지 차가워진다. 모래의 비열과 수증기 부족 때문에 이 과정이 몇 시간 안에 끝난다. 낮에 반팔로 땀을 흘리던 사람이 밤에는 두꺼운 옷을 꺼내 입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극단적인 일교차가 사막 동식물의 생존 방식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기도 하다.

건조한 땅이 만드는 자연의 극단

모래의 비열과 수증기가 거의 없는 대기가 만나면 낮과 밤이 완전히 다른 기후가 된다. 물이 많은 지역이나 숲에서는 비열이 큰 물질과 수증기가 온도 변화를 완만하게 만들어 주지만, 사막에는 그 완충 장치가 없다. 다음번에 사막 사진을 볼 때 그 뜨거운 모래 알갱이와 메마른 공기가 낮에는 열을 쏟아내고 밤에는 열을 다 빼앗긴다는 걸 떠올려 볼 것이다. 같은 태양 아래에서도 땅의 성질에 따라 전혀 다른 하루가 펼쳐지는 게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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