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해변에 서서 바다를 바라볼 때마다 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게 신기했다. 컵에 담은 물은 투명한데 왜 바다는 저렇게 파랄까. 하늘 색깔이 비쳐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물 분자 자체가 빛을 선택적으로 흡수하고 산란시키기 때문이었다.

바닷물-파란색



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원리

태양 빛은 여러 색깔이 섞인 백색광이다. 이 빛이 바다에 들어가면 물 분자가 파장이 긴 붉은색, 주황색, 노란색 빛을 먼저 흡수한다. 상대적으로 파장이 짧은 파란색 빛은 잘 흡수되지 않고 더 깊이 들어간다. 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선택적 흡수다. 남은 파란색 빛이 물 분자나 미세 입자에 부딪혀 사방으로 흩어지면서 우리 눈에 파란 색으로 들어온다. 예전에 맑은 날 바다를 보면서 “하늘이 비친 거겠지” 하고 넘겼던 게 부끄러울 정도다.

붉은 빛이 먼저 사라지고 파란 빛만 남는 과정

수심이 깊어질수록 흡수 효과가 누적된다. 얕은 곳에서는 붉은빛이 거의 사라지고, 더 내려가면 노란빛과 초록빛도 차례로 흡수된다. 파란색 빛만 남아서 산란되기 때문에 깊은 바다는 진한 파란색으로 보인다. 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이유가 물의 양이 많을수록 더 뚜렷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수심 60~70m쯤 되면 파란색마저 상당 부분 흡수되고, 150m 아래로 가면 거의 빛이 없어져 암흑이 된다. 얕은 바닷가나 수영장 물이 덜 파랗게 보이는 이유는 흡수할 물의 양이 부족해서다.

하늘이 파란 이유와 다른 점

하늘이 파란 건 공기 분자가 짧은 파장인 파란색 빛을 더 잘 산란시키기 때문이다. 레일리 산란이라고 부르는 현상이다. 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이유는 주로 물 분자의 선택적 흡수에 있다. 하늘처럼 산란만으로 색이 정해지는 게 아니라, 붉은 계열 빛이 먼저 걸러진 뒤에 남은 파란빛이 산란되는 구조다. 하늘 색깔이 바다 표면에 조금 비치는 효과도 있지만, 그게 주원인은 아니다. 구름 낀 날에도 바다가 파란 빛을 유지하는 걸 보면 물 자체의 성질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다.

플랑크톤과 입자가 색을 바꾸는 경우

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기본 원리는 같지만, 물속에 플랑크톤이나 흙 입자가 많으면 색이 달라진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엽록소 때문에 초록빛을 더 반사해서 바다가 녹색이나 에메랄드빛으로 보이기도 한다. 흙탕물이 섞이면 누렇거나 갈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맑고 깊은 외해일수록 순수한 파란색이 강하게 드러난다. 제주도 바다를 본 적이 있는데, 물이 맑아서 유난히 진한 파란색이 인상 깊었다.

물 한 컵은 투명한데 바다는 파란 이유

컵에 담긴 물은 양이 적어서 흡수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수십 미터, 수백 미터의 물이 쌓이면 흡수가 누적되어 색깔이 뚜렷해진다. 바닷물이 파란색으로 보이는 이유가 바로 이 누적 효과다. 다음번에 바다를 볼 때 붉은빛이 물속에 삼켜지고 파란빛만 튕겨 나오고 있다는 걸 떠올려 보면, 그 푸른 색이 더 특별하게 느껴질 것이다. 같은 물인데도 양과 깊이에 따라 완전히 다른 색을 보여주는 자연의 장난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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