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회동굴의 종유석과 석순이 만들어지는 원리

동굴 안으로 들어갔을 때 천장에서 고드름처럼 뻗어 내린 석회동굴의 종유석을 처음 보고 얼마나 신기했는지 모른다. 저게 어떻게 천장에 매달려 자라는지, 바닥에서 올라오는 석순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해서 며칠을 찾아봤다. 알고 보니 물과 돌이 만나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이 그 비밀이었다.


석회동굴



석회동굴의 종유석이 천장에서 자라는 이유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때 공기와 흙 속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그러면 약한 산인 탄산이 만들어진다. 이 탄산이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을 녹이면서 물에 잘 녹는 탄산수소칼슘 용액이 된다. 이 용액이 동굴 천장 틈새로 스며들다가 물방울로 맺히면 이산화탄소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간다. 그때 다시 탄산칼슘이 고체 결정으로 남으면서 조금씩 쌓인다. 석회동굴의 종유석이 천장에서 아래로 자라는 이유가 바로 이 과정이다. 물방울 하나하나가 얇은 고리를 남기고, 그 고리가 쌓여서 길게 늘어나는 거다.

탄산칼슘이 물에 녹았다가 다시 쌓이는 화학 반응

석회암은 원래 물에 잘 안 녹는다. 그런데 이산화탄소가 섞인 물과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탄산칼슘과 물, 이산화탄소가 반응해서 탄산수소칼슘이 되고, 이 물질은 물에 잘 녹는다. 동굴 안으로 들어온 용액에서 이산화탄소가 날아가면 반응이 거꾸로 일어나면서 탄산칼슘이 다시 고체 알갱이로 떨어진다. 석회동굴의 종유석을 만드는 핵심이 이 용해와 침전 과정이다. 화학적 풍화 작용이 동굴을 파고, 같은 성분이 다시 쌓이면서 새로운 모양을 만드는 셈이다. 직접 동굴을 돌아다닐 때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보면 그 반응이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바닥에서 올라오는 석순이 생기는 과정

천장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바닥에 닿으면 아직 남아 있던 탄산칼슘 성분이 그 자리에서 쌓인다. 물방울이 계속 같은 자리에 떨어지면서 위로 솟아오르는 기둥이 바로 석순이다. 석회동굴의 종유석 바로 아래에 석순이 있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이것이다. 떨어지는 물방울의 위치와 양이 쌓이는 모양을 결정한다. 물방울이 천천히 떨어질수록 결정이 더 고르게 쌓여서 모양이 예뻐진다. 예전에 본 동굴에서 석순이 종유석을 향해 거의 닿을 듯 자란 모습을 보고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지 짐작이 안 됐다.


종유석과 석순이 만나 석주가 되는 순간

천장에서 내려오는 것과 바닥에서 올라오는 것이 계속 자라면 결국 서로 만난다. 그때 생기는 기둥이 석주다. 석회동굴의 종유석이 길게 자라고 석순도 높이 솟아오르면 두 개가 하나로 이어진다. 이 과정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이 걸리기도 한다. 물방울이 떨어지는 속도와 용액 속 탄산칼슘 농도, 동굴 안의 온도와 습도가 성장 속도를 좌우한다. 어떤 곳은 1년에 몇 밀리미터씩 자라고, 어떤 곳은 훨씬 느리다. 동굴 안내를 들을 때 석주 앞에서 오래 서 있었던 기억이 난다. 저게 얼마나 많은 물방울이 떨어져서 만들어진 건지 생각하니 경이로웠다.


화학적 풍화 작용이 만드는 동굴의 풍경

석회암이 탄산에 녹으면서 동굴 공간이 생기고, 녹았던 성분이 다시 쌓이면서 종유석과 석순이 채워진다. 석회동굴의 종유석을 보면 단순히 돌이 아니라 물과 공기가 주고받은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가 많이 오는 해에는 성장이 빨라지고, 가물면 느려진다. 동굴 안을 걸을 때마다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소리가 들리면 지금도 그 반응이 조용히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다음번에 석회동굴을 가게 되면 종유석 하나를 오래 바라보면서 그 물방울이 남긴 흔적을 다시 한번 느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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