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오아시스 신기루가 생기는 원리는 무엇일까요?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사막을 걷다가 지친 주인공이 멀리서 보이는 찰랑거리는 오아시스를 향해 뛰어가지만 막상 도착하면 뜨거운 모래만 있는 장면을 많이 보셨을텐데요. 무더운 여름 꽉막힌 고속도로에서 저멀리 보이는 앞쪽 아스팔트 위에서 물웅덩이처럼 보이는 모습도 종종 보셨을거에요.

우리를 허탈하게 만드는 이 현상을 신기루라고 부르는데요. 과거 사람들은 신기루를 악마의 장난이나 환각으로 생각했지만 우리의 눈이나 뇌가 잘못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빛과 열 그리고 대기가 만들어내는 과학적인 현상으로 자연의 광학적 모습입니다. 오늘은 사막의 오아시스 신기루가 생기는 원리를 알아보기 위해 빛의 굴절과 전반사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신기루를 만드는 온도와 공기의 밀도

신기루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첫번째로 지표면과 그 위 공기의 극심한 온도 차이입니다. 빛은 우주와 같은 진공상태에서는 방해물 없이 쭈욱 직진하는 성질이 있지만 물이나 공기같은 물질을 통과할 때 속도가 변하게 됩니다.
한여름의 아스팔트나 사막의 모래는 태양열을 받아 펄펄 끓을 정도로 뜨거워집니다. 하지만 그보다 높은 위쪽의 공기는 상대적으로 차가운 편입니다.
  • 뜨거운 바닥 공기: 공기가 가열되어 팽창하므로 밀도가 매우 낮습니다. 방해물이 적어 빛의 이동속도가 빠릅니다.
  • 위쪽의 차가운 공기: 공기가 수축하여 밀도가 높습니다. 방해물이 많아 빛의 이동 속도가 느립니다.

진흙탕에 빠진 자동차

공기 층마다 밀도와 빛의 속도가 달라지면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오던 빛은 꺾이는 현상을 겪게 됩니다. 이것을 빛의 굴절이라고 부릅니다.

자동차 바퀴 비유로 굴절 이해해보기

이해하기 쉽게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에 비유해 볼게요. 자동차가 매끄러운 도로를 달리다가 오른쪽 바퀴만 끈적한 진흙탕에 빠졌다고 상상해볼게요. 왼쪽 바퀴는 여전히 빠른데 오른쪽 바퀴만 느려지면 자동차는 자연스럽게 오른쪽으로 휘어지게 됩니다.

빛도 이와 같이 행동을 하게 되는데요. 파란 하늘에서 출발한 빛이 땅을 향해 비스듬히 내려오면서 밀도가 높은 공기에서 밀도가 낮은 뜨거운 공기쪽으로 진입할 때 속도 차이 때문에 빛이 위쪽으로 휘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신기루를 완성하는 전반사

빛이 뜨거운 땅을 향해 내려오면서 굴절되어 점점 위쪽으로 휘어지다가 지표면에 닿기 직전 아주 극단적인 각도에 도달하게 됩니다. 이때 빛은 땅에 부딪혀 흡수되지 않고 마치 거울에 튕겨 나가는 것처럼 180도 꺾여 나시 하늘 위로 솟구쳐 오르게 됩니다.

이처럼 빛이 서로 다른 매질의 경계면을 통과하지 못하고 전부 반사되어 튕겨 나오는 현상을 전반사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초고속 인터넷 광랜 케이블도 전반사 원리를 이용하여 빛을 구부러진 선 안에서 끝까지 전달합니다. 하늘에서 출발한 빛은 땅에 닿을 듯 말듯 U자 형태의 포물선을 그리며 휘어져 결국 사람의 눈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뇌의 착각이 만드는 오아시스

빛은 굴절과 전반사를 거쳐 우리 눈에 들어왔습니다. 여기서 신기루를 완성하는 마지막 화룡점정은 바로 인간 뇌의 고정관념입니다.
인간의 뇌는 빛이 굴절되어 포물선으로 휘어져 들어왔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데요. 뇌는 무조건 빛이 직선으로만 날아온다는 사실을 믿고 정보를 처리합니다.
분명 U자 모양으로 꺾여서 밑에서부터 올라온 하늘의 파란빛을 보고 우리의 뇌는 빛이 땅바닥에서 직선으로 출발했다고 믿고 바닥에 푸른 색이 보이니 물이 있는 오아시스로 착각하게 됩니다.
즉 사막에서 보았던 찰랑거리는 물의 정체는 진짜 물이 아니라 땅바닥에 비친 파란 하늘의 모습이였던 것입니다. 다가가면 빛의 각도가 달라져 더 이상 꺾인 빛이 눈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오아시스처럼 사라지는 것입니다.

바다가 아닌 하늘에 떠 있는 배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땅에 하늘이 비치는 현상을 하위 신기루라고 합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극지방이나 차가운 바다 위에서는 정반대의 현상이 일어납니다. 바다 표면이 차갑고 그 위에 공기가 뜨거울 경우 빛이 반대 방향으로 휘어집니다.
이때 사람의 눈에는 저 멀리 있는 배나 빙산이 하늘에 둥둥 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되는데 이를 상위 신기루라고 합니다. 유럽에서는 파타 모르가나라고 부르면서 마녀의 장난이라고 했습니다. 타이타닉호의 침몰 원인 중 하나로 상위 신기루가 생겨 빙산이 가려져 피하지 못했다는 말이 있으니 광학 현상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를 속이는 신비로운 자연의 환영, 신기루가 생기는 원리를 3가지로 요약해드리겠습니다.
  1. 뜨거운 지표면과 차가운 위쪽 대기의 온도 차이로 인해 빛이 이동하는 속도가 달라집니다.
  2. 밀도가 다른 공기층을 지날 때 빛이 속도 차이로 인해 꺾이는 굴절과 거울처럼 튕겨오르는 전반사 현상이 연속적으로 일어납니다.
  3. 꺾여서 들어온 빛은 직선으로만 온것이라고 착각하는 우리 뇌의 직진 본능 때문에 땅에 비친 하늘을 물웅덩이로 착각합니다.
신기루는 허영이나 착각을 비유할 때 자주 쓰이는데요. 그 속에는 대기의 온도와 빛의 굴절, 그리고 뇌의 인지과정이 맞물려 돌아가는 물리학이 깃들어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이러한 현상을 보게된다면 잠시 과학의 상상력을 펼쳐보고 피로를 달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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